요즘 뉴스나 주변 대화에서 “당근마켓 매물이 부쩍 늘었다”, “중고폰이 새 제품보다 잘 팔린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중고거래가 늘면 불황의 신호일까요, 아니면 새로운 소비문화의 확장일까요? 이번 글은 2025년 10월 기준으로, 중고거래 데이터를 경제심리 지표로 읽는 방법을 다룹니다. 통계청·한국은행·한국소비자원 등 공식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기 흐름을 해석하고, 실제 생활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전략을 정리했습니다.
본 글의 출처는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 한국은행 ECOS 소비자심리지수, 한국소비자원 1372 피해신고 통계 입니다.
1. 중고거래는 왜 ‘경제심리의 거울’로 불릴까?
중고거래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가 아니라, 소비자의 심리와 가계의 유동성 상태를 반영하는 생활형 경기지표입니다. 경기가 나쁠수록 “새 물건 대신 중고를 산다”는 선택이 늘고, 회복기에는 “잘 쓰던 물건을 되팔아 새 것을 산다”는 순환 소비가 늘어납니다.
즉, 중고거래 데이터에는 다음 세 가지 흐름이 숨어 있습니다.
- 거래량 증가: 불황기, 현금화 욕구가 커짐 → 매물 급증
- 평균가격 하락: 수요 약세·매물 과잉 → 가격 압력
- 품목 변화: 사치·취미 → 필수·생활품 중심 전환
이런 변화는 소비자심리지수(CCSI)와 함께 해석할 때 정확도가 높습니다. 예를 들어 2023년 4분기 한국은행 CCSI가 92.3으로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졌을 때, 네이버 검색어 ‘중고폰’, ‘유아용품’, ‘생활가전’의 월간 검색량은 전년 대비 +18% 증가했습니다. 소비자들이 “당분간 새 물건은 미루고, 가성비 대체재를 찾자”는 심리로 움직인 것입니다.
따라서 중고거래량의 증가는 단순히 불황을 의미하기보다, 가계가 지출을 조정해 생존 효율을 높이는 과정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경기침체의 징후이자 동시에 ‘생활경제의 적응 반응’인 셈입니다.

그래프를 보면 팬데믹 이후 중고거래 관심도가 급등했다가 2025년 들어 소폭 조정되는 흐름을 보입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플러스 성장 구간을 유지하고 있어, 불황형 거래가 아니라 구조적 시장 확장으로 보는 해석이 유력합니다.
2. 데이터로 본 중고거래 구조: 금리·물가·소득의 삼각형
중고거래는 경기변수 세 가지—금리, 물가, 소득—에 의해 동시에 영향을 받습니다. 각각의 방향이 거래 규모와 품목 구성에 변화를 일으킵니다.
2-1) 금리: 자산 유동화의 촉매
금리가 높을수록 사람들은 현금을 확보하려 합니다. 2024년 말 기준금리 3.5% 시점에 당근마켓 내 고가 전자기기 거래량은 전년 대비 +17% 증가했습니다. 금리가 하락한 2025년에도 거래량은 줄지 않았는데, 이는 ‘리세일(Resale)’ 문화가 정착했기 때문입니다. 즉, 더 이상 ‘불황형 중고’가 아니라 ‘자산 효율형 거래’로 발전한 것입니다.
또한 고금리 기간에는 자동차·가전·명품 같은 고가품을 팔아 부채 상환이나 생활자금으로 돌리는 ‘유동성 확보형 거래’가 늘어납니다. 반대로 금리 인하 국면에서는 ‘신제품 구매를 위한 기존 자산 매각’이 늘어납니다.
2-2) 물가: 공식 CPI보다 빠른 체감 반응
2025년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7%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생활물가지수(전기·식료품·교통)는 +5%에 달해 여전히 체감 인플레이션이 높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는 ‘가격 절감형 소비’를 강화합니다. 즉, 새 제품을 사기보다 중고로 대체하거나, 일시적으로 구매를 미루는 선택을 합니다.
특히 유아용품, 가전, 가구 카테고리에서 거래가 급증했는데, 이는 생필품 중심으로 소비 구조가 옮겨간 결과입니다. 팬데믹 이후 형성된 ‘중고거래 인프라’(앱·안전결제·검수 시스템 등)가 이런 전환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2-3) 소득: 정체된 실질소득과 교환형 소비
2025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가구의 평균 처분가능소득은 전년 대비 +1.1% 증가에 그쳤습니다. 반면 실질 소비지출은 +2.5% 늘어나, 소득보다 지출이 더 빠르게 늘어난 셈입니다. 이런 격차는 소비자들이 ‘지출을 유지하기 위한 교환형 소비(Trade-off)’로 나아가게 합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짜리 가전을 65만 원에 중고로 사면 35만 원의 여유자금이 생깁니다. 이 금액은 필수 소비(식비·공과금 등)에 재투입됩니다. 이렇게 중고거래는 실질소득 정체 구간에서 가계의 ‘현금흐름 완충 장치’로 작동합니다.

2025년 현재, 중고거래의 절반 이상은 전자기기(28%)·패션(22%)·취미(16%)입니다. 반면 유아용품·가구·생활품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소득이 정체된 사회에서 필수 소비의 구조가 확대”된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3. 중고소비가 절약에 미치는 실제 효과
가정(예시): 월 300만 원 지출 중 내구재·패션·취미 90만 원. 이 중 40%를 중고로 대체(평균 35% 할인)한다고 가정할 때 절감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항목 | 월 지출(원) | 중고 비중(%) | 할인율(%) | 절감액(월) |
|---|---|---|---|---|
| 내구재 | 400,000 | 40 | 35 | 56,000 |
| 패션 | 300,000 | 40 | 35 | 42,000 |
| 취미/게임 | 200,000 | 40 | 35 | 28,000 |
| 총 절감액 | 126,000원/월 → 연 1.51백만 원 절약 | |||
즉, 생활습관을 조금만 조정해도 연간 약 150만 원의 소비 절감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체감 절약은 ‘중고거래가 불황형이 아닌 구조적 시장으로 자리잡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최근 중고 플랫폼들은 포인트·안전결제·검수 서비스를 도입해 거래 신뢰도를 높였습니다. 덕분에 개인 간 거래에서 발생하던 ‘사기 리스크’가 감소하며, 중고거래는 점차 세컨드 마켓(Second Market)으로 제도권화되고 있습니다.
4. 성장과 그림자: 신뢰·안전이 만든 지속가능성
중고시장의 성장 뒤에는 그림자도 존재합니다. 거래량이 많아질수록 피해 신고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4년 개인 간 거래 관련 분쟁은 3만 7천 건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습니다.
- 가전·모바일 거래의 ‘택배 사기’가 전체의 41% 차지
- 비공식 SNS 거래(카톡·중고 커뮤니티) 피해 비율 27%
- 정품 미검수·허위 매물 피해 증가(+9% YoY)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플랫폼들은 ‘안전결제’, ‘검수 인증’, ‘보험형 보상’ 기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무신사 리셀, 네이버 중고나라, 번개장터 검수센터 등이 그 사례입니다. 이제 중고거래는 개인 간 신뢰에 의존하던 시장에서 시스템 검증 기반 거래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소비자 안전 체크리스트:
- ① 반드시 플랫폼 내 결제만 이용 (외부 송금 금지)
- ② 경찰청 ‘사이버캅’ 앱으로 계좌·전화번호 조회
- ③ 제품 일련번호·보증서·실사진 확인
- ④ 거래 내역(메시지·송금 기록) 캡처 저장
이러한 안전장치를 활용하면 거래 리스크는 크게 줄어듭니다. 특히 20·30대 젊은 세대일수록 ‘안전결제율’이 높아, 플랫폼의 신뢰도가 중고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5. 불황의 신호에서 ‘생활경제의 고정 변수’로
중고거래는 더 이상 일시적 불황 대응 수단이 아닙니다. 고물가·고금리·저성장 시대의 지속가능한 소비 전략이자, 새로운 경제 구조의 한 축이 되었습니다.
경기침체 구간에서는 가계의 현금흐름을 완충하고, 회복기에는 업그레이드 수요를 촉진합니다. 이제 중고거래는 “불황형 거래”가 아니라 “효율형 소비”의 상징입니다.
요약하면:
- 중고거래량 증가 = 체감경기 둔화 + 효율소비 강화
- 물가·금리·소득이 복합 작용하며 시장 구조 형성
- 가계 절약효과 연 150만 원 이상 가능
- 안전결제·검수 체계가 신뢰도 개선의 핵심
- 2026년 이후 AI·자동감정 기반 거래로 발전 전망
행동 가이드:
- 필수품 위주로 중고 대체율을 높이고, 감가율 낮은 품목 우선 선택
- 고가품은 공식 인증 중고·검수형 거래 이용
- 불황기엔 판매보다 ‘재순환(교환)’ 중심 전략으로 접근
앞으로 중고시장은 경제의 뒷면이 아니라 ‘두 번째 소비 시장’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불황을 읽는 창이자, 동시에 생활경제의 실험실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