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외식을 할 때마다 ‘왜 이렇게 비싸졌지?’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치킨 한 마리에 2만 원이 넘는 건 흔한 일이고, 점심 한 끼도 1만 원을 훌쩍 넘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달앱은 여전히 붐비고, 음식 주문 알림은 쉬지 않습니다.
통계상으로는 물가가 안정됐다는데, 우리의 체감은 그렇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온라인쇼핑동향,
그리고 Nowcast(나우캐스트) 주간 지표를 바탕으로
‘외식 물가와 배달앱 주문이 실제로 얼마나 오르고 있는가’를 살펴봅니다.
숫자 속 평균값이 아닌, 우리가 느끼는 체감의 근거를 데이터로 확인해보겠습니다.
1. 통계상 물가 안정, 그러나 외식은 예외
2025년 9월 기준 통계청 CPI에 따르면 전체 물가 상승률은 2.1%였습니다.
겉으로 보면 물가가 안정된 듯 보입니다. 하지만 외식과 숙박을 포함하는 ‘Restaurants & hotels’ 항목은 3.3% 상승했습니다.
특히 한식·패스트푸드·커피 전문점 등 외식 관련 품목이 꾸준히 오르며 체감 물가를 끌어올렸습니다.
| 분류(Category) | 전년동월비(%) |
|---|---|
| All items | 2.1 |
| Food & non-alcoholic beverages | 3.3 |
| Alcoholic bev. & tobacco | 0.5 |
| Housing, water, electricity, gas & fuels | 1.2 |
| Restaurants & hotels | 3.3 |
| Miscellaneous goods & services | 5.2 |

즉, 전체 물가는 안정세라도 식생활 관련 비용만큼은 여전히 상승 중입니다.
‘외식 물가’는 단순한 가격이 아니라, 소비 구조 변화와도 직결됩니다.
우리는 더 자주, 더 편리하게 외식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죠.
2. 배달앱 거래는 줄지 않았다
통계청 ‘온라인쇼핑동향’을 보면,
2025년 2월 기준 전체 온라인 거래액은 21.06조 원(+3.5%),
그중 모바일 거래가 76.6%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음식서비스 부문은 전년동월 대비 +10.9%로 급증했습니다.
같은 해 6월에는 거래액이 21.9조 원(+1.8%)이었지만,
모바일 거래는 17.0조 원(+4.6%)으로 꾸준히 늘었습니다.
| 월(2025) | 온라인쇼핑 거래액(조 원) | 전년동월비(%) | 모바일 거래 | 음식서비스 YoY(%) |
|---|---|---|---|---|
| 2월 | 21.06 | +3.5 | 76.6% | +10.9 |
| 6월 | 21.90 | +1.8 | 17.03조 원(+4.6%) | — |
배달앱 중심의 모바일 거래는
“전체 경기 둔화 속에서도 끄떡없는 영역”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실제 카드사 결제 데이터에서도 음식 배달 결제 건수는 2022년 대비 약 20% 이상 유지되고 있습니다.
가격이 올라가도 수요가 줄지 않는 비탄력적 시장,
이것이 현재 한국 외식 시장의 특징입니다.
3. 나우캐스트로 본 ‘배달 외식’의 체감 수요
통계청이 2023년부터 제공 중인 Nowcast(나우캐스트) 지표는
신용카드·POS·통신 데이터 등을 결합해 주간 단위의 소비 트렌드를 보여줍니다.
그중 ‘배달 외식’ 항목은 코로나19 시기를 기점으로 완전히 다른 흐름을 보입니다.
2020년 1월을 100으로 놓았을 때,
2023년 평균은 120, 2025년에는 115~130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팬데믹 이전보다 약 15~30% 높은 지출 수준이 고착화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가격이 오르더라도 배달 수요는 일정하게 유지되고,
이는 다시 음식점 원가·임대료·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가격 상승 → 수요 유지 → 추가 인상’이라는 순환 구조가 형성된 셈입니다.
요약하면, 물가 상승이 수요를 꺾지 못하는 시장,
그것이 바로 2025년의 배달앱 경제입니다.
4. 왜 체감 물가는 더 높은가?
데이터상 상승률보다 실제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물가가 높은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1) 배달비와 플랫폼 수수료의 상승
메뉴 가격 외에도 배달비, 포장비, 플랫폼 수수료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2023년 이후 배달팁은 평균 3,000원에서 5,000원으로 높아졌고,
피크 시간대에는 6,000원 이상 부과되기도 합니다.
이는 CPI 항목에는 부분적으로만 반영되어, 소비자는 훨씬 더 비싸다고 느끼게 됩니다.
(2) 프리미엄 메뉴 확산
‘특수부위 삼겹살’, ‘숙성돈카츠’, ‘수제버거’처럼
고급화된 메뉴가 늘어나면서 평균 단가가 올라갔습니다.
통계상 평균가격이 상승하지 않더라도
실제 선택되는 메뉴 구성이 바뀌면 체감 물가가 오르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3) 할인 프로모션의 축소
2023년까지만 해도 배달앱마다 1,000~3,000원 쿠폰이 일상적이었지만,
2025년 들어 이러한 혜택은 크게 줄었습니다.
Nowcast에서도 ‘배달 외식’ 지출은 줄지 않았는데,
이는 할인 감소에도 소비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즉, 소비자가 스스로 체감할 기회를 잃은 셈입니다.
5. 데이터가 보여주는 외식·배달의 새로운 구조
이제 외식은 더 이상 오프라인 식당 중심이 아닙니다.
USDA FAS(미 농무부 해외농업국)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국 e커머스 전체 거래 중 음식 관련 품목이 약 30%,
그중 배달앱 거래만 11.6%를 차지했습니다.
즉, 배달이 단순한 ‘보조 채널’이 아니라 온라인 소비의 핵심 축이 된 것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물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온라인 주문이 늘수록 가격 변동이 실시간으로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전통적인 ‘물가 안정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어렵습니다.
즉, 예전처럼 정부가 식자재 가격을 안정시킨다고 해서
곧바로 소비자 체감가가 내려가는 시대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6. 소비자가 직접 체감 물가를 읽는 법
배달비를 줄이기 위해 단순히 “앱을 지우자”가 아니라,
데이터 기반 소비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는 실제로 효과적인 방법들입니다.
- 배달 주문 장부 만들기
최근 3회 주문 내역(음식+배달비+팁)을 기록해 평균 단가를 계산합니다.
단순히 금액이 아닌 ‘1인분 단가’를 기준으로 보면 절약 포인트가 명확해집니다. - 내식 대비 프리미엄 계산
같은 메뉴를 집에서 조리했을 때 재료비를 계산해 ‘배달 프리미엄(%)’을 구해보세요.
대부분 30~60% 수준으로 나타납니다. - 요일·시간대별 주문 패턴 점검
카드 결제 내역을 요일별로 나누면, 할인 많은 평일 저녁 주문 비중을 높일 수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화요일과 수요일 저녁이 가장 저렴합니다. - 앱별 프로모션 비교
쿠팡이츠, 배민, 요기요의 프로모션을 표로 정리해두면,
같은 메뉴라도 플랫폼에 따라 최대 15%까지 차이가 납니다.
이처럼 ‘내 데이터’를 관리하면,
CPI나 통계청 그래프보다 훨씬 정확한 나만의 체감 물가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7. 소비행태와 생활방식의 변화로 인한 결과

2025년 9월 현재,
전체 물가가 안정된 상황에서도 외식 물가와 배달앱 거래는 동시에 상승 중입니다.
이는 단순히 식재료나 임대료 때문이 아니라,
소비 행태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편리함을 선택한 대가로 우리는 더 높은 단가를 감수하고 있으며,
이제 ‘체감 물가’는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방식의 문제로 바뀌고 있습니다.
숫자가 안정돼도, 체감은 여전히 불안하다.
이것이 2025년 한국 외식 시장의 진짜 얼굴입니다.
📚 출처
- 통계청, Consumer Price Index in September 2025
- 통계청, Online Shopping in February / June 2025
- 통계청, Nowcast 배달 외식 주간 지표
- USDA FAS, South Korea Food Ecommerce Market Report (2024)
- DailyFinLab 자체 데이터 시각화 (비상업적 인용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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