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이라고 하면 막연히 국민연금만 떠오르지만, 실제로 대한민국의 연금 구조는 훨씬 더 복잡합니다. 국가가 운영하는 공적연금, 회사가 제공하는 퇴직연금, 개인이 스스로 준비하는 개인연금이 층층이 쌓여서 노후 소득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틀어 3층 연금 체계라고 부릅니다.
이 글에서는 연금을 잘 모르는 분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 연금 제도를 ① 공적연금 → ② 퇴직연금 → ③ 개인연금 순서로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중간중간 표와 그림을 함께 보시면, 머릿속에 “연금 지도”가 그려질 것입니다.
1. 대한민국 연금, 먼저 큰 그림부터: 3층 연금 체계 한눈에 보기
먼저 “나는 어떤 연금들을 가지고 있지?”를 정리해 보면 이해가 훨씬 쉬워집니다. 아래 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연금들을 1층 공적연금 · 2층 퇴직연금 · 3층 개인연금으로 나누어 정리한 전체 구조도입니다.
| 층 (역할) | 구분 | 연금 명칭 | 세부 유형 / 대상 | 세제 혜택 | 핵심 역할 |
|---|---|---|---|---|---|
| 1층 공적연금 (국가가 운영하는 기본 안전망) | 국민연금 | 국민연금 | 18~60세 대부분 국민 의무가입 (직장/지역/임의가입 등) | 보험료는 필요경비로 처리, 별도 세액공제는 아님 | 평생 지급되는 기본 노후소득 |
| 직역연금 | 공무원연금 | 국가·지자체 공무원 대상 | X (공적연금 기여금) | 직업군별 높은 소득대체율 | |
| 군인연금 | 현역·직업군인 대상 | X | 조기 퇴직 구조를 반영한 연금 | ||
| 사학연금·별정우체국연금 | 사립학교 교직원·별정우체국 직원 등 | X | 직역별 공적 노후 보장 | ||
| 기초연금 | 기초연금 | 만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 (선별 지급) | 일정 소득 이하일 때 현금급여 | 취약계층 노후소득 보완 | |
| 2층 퇴직연금 (직장이 만드는 노후자산) | 기업연금 | DB형(확정급여형) | 퇴직급여 = 평균임금 × 근속연수 회사가 책임지고 운용 | 부담금은 회사 비용 처리 | 근속기간에 비례한 안정적 퇴직급여 |
| 기업연금 | DC형(확정기여형) | 회사가 매년 일정액(임금총액의 1/12) 적립 근로자가 직접 운용 | 부담금은 회사 비용 처리 | 운용 결과에 따라 퇴직급여 변동 | |
| 개인형퇴직연금 | IRP | 퇴직금 이체 계좌 + 추가납입 가능 재직자도 자발적 가입 가능 | 연금저축 포함 연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 퇴직금 보관·운용 + 절세 핵심 계좌 | |
| 3층 개인연금 (개인이 선택하는 추가 노후소득) | 세액공제형 | 연금저축 | 연금저축펀드·보험·신탁 연 400만원 한도 세액공제 | 세액공제 400만원 | 자발적 노후 준비 + 절세 |
| 세액공제형 | IRP 추가 납입 | 연금저축 400만원 + IRP 500만원 합산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 세액공제 900만원(연금저축 포함) | 근로자·자영업자 모두 활용 가능 | |
| 비과세형 | 개인연금보험·변액연금 | 일정 기간 이상 납입·유지 시 이자·차익 비과세 혜택 | 소득공제 대신 비과세 중심 | 장기 자산 축적·상속 설계에 활용 |
이 표만 이해해도 “내가 어떤 연금 계층까지 준비되어 있는지”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습니다. 이제 각 층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2. 1층: 공적연금 — 국가가 운영하는 기본 노후 안전망
공적연금은 이름 그대로 국가가 법으로 운영하는 연금입니다. 한국에서는 국민연금과 여러 직역연금, 그리고 기초연금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특징은 의무가입을 원칙으로 하며, “국민 전체 또는 특정 직업군의 최소 노후소득”을 보장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2-1. 국민연금: 모든 국민을 위한 기본 연금
국민연금은 만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부분 가입 대상이 되는 기본 연금입니다. 직장인은 회사가 보험료의 절반을 부담하는 사업장가입자로, 자영업자·프리랜서는 지역가입자 또는 임의가입자로 가입합니다.
국민연금의 급여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노령연금: 일정 가입기간(예: 10년 이상)과 연령 요건을 충족하면 받는 기본 노후연금
- 장애연금: 질병·부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장애를 입었을 때 지급
- 유족연금: 가입자·수급자가 사망했을 때 유족에게 지급
- 반환일시금·사망일시금: 가입 기간·납부액 등에 따라 일시금으로 반환
국민연금은 평생 지급된다는 점에서 다른 금융상품과 가장 크게 다릅니다. 또한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연금액이 조정되기 때문에, 장기간 노후생활을 버티는 기반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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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직역연금: 특정 직업군을 위한 공적연금
국민연금과 별도로 특정 직업군을 위한 공적연금이 존재합니다. 이를 통틀어 직역연금이라고 합니다.
- 공무원연금: 국가·지자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연금
- 군인연금: 군인의 조기 전역·위험 직무 특성을 반영한 연금
- 사립학교교직원연금(사학연금): 사립학교 교직원 대상 연금
- 별정우체국 직원연금: 별정우체국 직원 대상 연금(현재는 제도 통합·변경 진행)
직역연금은 일반적으로 국민연금보다 소득대체율(기존 소득 대비 연금수령 비율)이 높고, 직업 특성에 맞춘 급여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재정 부담이 커서 개혁 논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2-3. 기초연금: 소득 하위 70% 노인을 위한 추가 안전망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이면서 소득 하위 70% 이하에 해당하는 노인에게 매월 일정액을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국민연금·직역연금과 달리, 모든 노인이 받는 것은 아니고 소득·재산 수준에 따라 선별 지급됩니다.
그래서 기초연금은 “연금”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성격으로 보면 공적부조에 가깝습니다. 국민연금과 함께 받을 수도 있고, 국민연금이 거의 없는 노인의 경우에는 기초연금이 사실상 유일한 소득원이 되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1층 공적연금은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 노후소득을 유지하도록 하는 최소 안전망이며, 그 위에 2층·3층 연금이 쌓이는 구조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3. 2층: 퇴직연금 — 회사가 책임지는 퇴직금, 평생 월급으로 바꾸기
두 번째 층은 직장을 통해 쌓이는 퇴직연금입니다. 예전에는 퇴직할 때 회사가 한 번에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주는 퇴직금제도가 일반적이었지만, 회사 도산·중간정산 등으로 노후까지 돈이 남지 않는 문제가 컸습니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 퇴직연금제도입니다. 회사가 퇴직금을 회사 내부가 아닌 외부 금융기관에 적립하고, 이를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게 한 제도입니다.
3-1. 퇴직금제도 vs 퇴직연금제도, 무엇이 다를까?
| 구분 | 퇴직금제도 | 퇴직연금제도(DB·DC·IRP) |
|---|---|---|
| 재원 적립 위치 | 회사 내부에 유보 | 외부 금융기관(퇴직연금사업자)에 적립 |
| 지급 방식 | 퇴직 시 일시금 지급(14일 이내) | 일시금 또는 연금 선택 가능 |
| 회사 도산 위험 | 회사 사정에 따라 미지급 가능성 | 금융기관에 적립되어 수급권 보호 |
| 노후소득 보장 기능 | 중간정산·일시소비 등으로 약함 | 연금 수령 선택 시 노후소득 역할 강화 |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퇴직연금 도입이 확대되면서, 퇴직금이 단순 “보너스”가 아니라 노후자산의 중요한 축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3-2. DB형 vs DC형, 무엇이 다를까?
퇴직연금제도에는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 DB형(확정급여형): 근로자가 받을 퇴직급여가 사전에 확정된 제도
- DC형(확정기여형): 회사가 납입할 부담금이 확정되고, 운용 결과에 따라 급여가 달라지는 제도
| 구분 | DB형(확정급여형) | DC형(확정기여형) |
|---|---|---|
| 퇴직급여 | 퇴직 시 평균임금 × 근속연수로 확정 | 매년 적립금(임금총액 1/12) + 운용수익에 따라 결정 |
| 운용 책임 | 회사 | 근로자 본인 |
| 장점 | 퇴직급여 예측이 쉽고 안정적 | 운용을 잘하면 더 많은 퇴직급여 가능 |
| 단점 | 회사의 재무상태에 영향을 받음 | 운용을 소홀히 하면 실질 퇴직급여가 줄어들 수 있음 |
직장인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점검은 “나는 DB형인지 DC형인지, 퇴직연금이 어떤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는지”를 통합연금포털이나 회사 자료를 통해 확인하는 것입니다.
관련글 : 퇴직금과 퇴직연금, 무엇이 다를까? (DB·DC·IRP 완전정리)
3-3. IRP: 퇴직금을 모으는 전용 계좌, 그리고 추가 납입
IRP(개인형퇴직연금)는 퇴직연금제도의 세 번째 축입니다. 근로자가 퇴직하면서 받는 퇴직금을 IRP 계좌로 옮겨 두고, 이를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수령할 수 있게 해주는 “퇴직금 전용 계좌”입니다.
동시에 재직자도 스스로 IRP를 개설해 추가로 납입할 수 있고, 이 경우 연금저축과 합산하여 연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IRP는 “퇴직금 보관 창구이자 강력한 절세 계좌”로 이해하면 좋습니다.
4. 3층: 개인연금 — 내가 선택해서 만드는 추가 노후소득
세 번째 층은 개인이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개인연금입니다. 공적연금과 퇴직연금이 “기본적인 생활비”를 어느 정도 보장해 준다면, 개인연금은 노후에 하고 싶은 일·여가·여행 등 생활의 질을 결정하는 현금흐름을 담당합니다.
4-1. 연금저축: 연말정산 세액공제의 핵심
연금저축은 세액공제 혜택이 붙는 대표적인 개인연금 상품입니다. 연말정산에서 연 6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IRP와 합산하면 최대 900만원까지 공제가 가능합니다. 연금저축은 판매 채널과 구조에 따라 다시 세 가지로 나뉩니다.
- 연금저축펀드: 증권사에서 가입, 펀드·ETF 등에 투자 가능 (수익률·변동성 높음)
- 연금저축보험: 보험사에서 판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사업비·수수료 고려 필요
- 연금저축신탁: 은행 판매, 신규 판매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
4-2. 연금저축 + IRP 세액공제 구조
세액공제 구조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연금저축 600만원 + IRP 300만원 = 연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대상
소득 수준에 따라 공제율(13.2% 또는 16.5% 등)은 달라지지만, 고소득자일수록 절세 효과가 커집니다. 즉, 개인연금 계좌는 단순히 노후자산을 쌓는 수단을 넘어 매년 세금을 줄여주는 절세 도구로도 작동합니다.
관련글 : 연금저축·IRP, 어떻게 다를까? 10분 만에 이해하는 구조·세액공제·투자 전략(확장판)
4-3. 개인연금보험·변액연금: 세액공제 대신 비과세에 초점
개인연금보험은 세액공제는 없지만, 일정 기간 이상 납입하고 유지하면 이자·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입니다. 보통 10년 이상 장기 유지가 조건이며, 상속·증여 설계와 함께 활용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변액연금은 보험과 투자 기능을 결합한 형태로, 보험료의 일부를 펀드 등 투자상품에 투입하여 수익률에 따라 연금액이 달라집니다. 다만 사업비·수수료 구조가 복잡하고, 투자 성과에 따라 손실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가입 전 상품 설명서를 충분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4. 국민연금 vs 개인연금, 무엇이 다를까?
| 구분 | 국민연금 | 개인연금(연금저축·연금보험 등) |
|---|---|---|
| 운영 주체 | 국가(공적연금) | 민간 금융기관(사적연금) |
| 가입 방식 | 대부분 국민에게 의무가입 | 개인이 자발적으로 선택·가입 |
| 지급 기간 | 평생 지급(사망 시까지) | 계약에 따라 일정 기간 또는 종신형 선택 |
| 물가 반영 |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연금액 조정 | 대부분 약정금액 기준, 물가 반영은 제한적 |
| 중도해지 | 중도해지 불가 | 중도해지 가능(단, 세제 혜택 회수·해지공제 등 손실 발생) |
두 연금은 “매달 돈을 내고 나중에 연금을 받는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의무 vs 선택, 평생 vs 계약 기간, 물가 연동 여부 등에서 성격이 크게 다릅니다. 그래서 둘은 서로 대체재가 아니라,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에 가깝습니다.
5. 3층 연금 체계 전체 비교 & 나에게 맞는 전략 세우기
이제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살펴본 연금들을 한 번 더 함께 놓고 비교해 보겠습니다. 아래 표는 공적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을 운영주체, 가입방식, 세제, 수령방식, 역할 기준으로 정리한 전체 요약표입니다.
| 구분 | 운영 주체 | 대표 제도 | 가입 방식 | 세제 혜택 | 노후 역할 |
|---|---|---|---|---|---|
| 1층 공적연금 | 국가 | 국민연금, 공무원·군인·사학연금, 기초연금 | 법에 따른 의무 또는 자격 기반 가입 | 사회보험료 성격, 소득공제·필요경비 등 | 최소 생활비 수준의 기본 안전망 |
| 2층 퇴직연금 | 회사 + 금융기관 | DB·DC·IRP | 근로자의 고용관계에 따라 자동 가입 | 회사의 부담금을 비용 처리, IRP는 세액공제 대상 | 근로기간에 비례한 핵심 노후자산 |
| 3층 개인연금 | 개인 + 금융기관 | 연금저축, IRP 추가납입, 개인연금보험·변액연금 | 개인이 자발적으로 가입·납입 | 세액공제(연금저축·IRP) 또는 비과세(연금보험) | 생활 수준과 여유자금을 결정하는 추가 현금흐름 |
이 표를 기준으로, 나의 현재 상황을 간단히 점검해 볼 수 있습니다.
- 공적연금: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예상 연금액은 얼마인지 확인해 보셨나요?
- 퇴직연금: 나는 DB형인지 DC형인지, IRP 계좌는 개설되어 있는지 확인하셨나요?
- 개인연금: 연금저축·IRP 세액공제(연 900만원)를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셨나요?
연금은 하나의 상품이 아니라, “3층 구조로 쌓인 시스템”입니다. 1층 공적연금이 기본 바닥을 깔고, 2층 퇴직연금이 직장 생활 동안 쌓인 자산을 올려주며, 3층 개인연금이 그 위에 여유 자금을 더해 주는 구조입니다.
이 글이 “연금이 너무 복잡하다”는 생각을 조금은 정리해 드리는 계기가 되었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