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저축률 하락, 데이터로 읽는 현실과 해법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열심히 벌어도 돈이 안 모입니다”라는 글이 끊이지 않습니다. 단순한 체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증명되는 현실입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 자료를 보면 청년층의 저축률은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으며, 물가 상승·주거비 부담·부채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국내 주요 통계를 토대로 청년층 저축률이 왜 하락했는지를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나아가 청년이 실질적인 자산을 형성하기 위해 어떤 접근이 필요한지를 살펴봅니다. 모든 수치는 공식기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며, DailyFinLab 자체 정리 내용을 포함합니다.

1. 한국 가계의 저축률 추이

저축률은 단순히 돈을 얼마나 모았느냐가 아니라, 한 나라의 가계 건전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입니다. 한국의 가계순저축률은 2020~2021년 코로나19 시기 동안 외출·소비가 줄며 10%대를 유지했지만, 2023년에는 6.2%까지 하락했습니다. 이는 2013년(3.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실질소득이 제자리인 가운데 생활비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연도가계순저축률(%)
20187.5
20198.0
202010.9
202111.2
202210.3
20236.2
20248.0
2018~2024년 한국 가계순저축률 변동 그래프. 2020~2021년 상승 후 2023년 급락, 2024년 반등
2018~2024년 한국 가계순저축률 추이 — 자료: 한국은행,

2024년에는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예비적 저축(preventive saving)’이 늘며 반등했지만, 이는 소비 감소에 의한 일시적 현상입니다. 소비를 줄여 얻은 저축이므로 경제 활력에는 부정적인 신호로 평가됩니다.

2. 청년층 소비성향

청년층의 저축 여력을 판단하려면 “얼마를 버느냐”보다 “어디에 쓰느냐”를 봐야 합니다. 대한상공회의소 분석에 따르면, 2014년 대비 2024년 평균소비성향은 전체적으로 73.6% → 70.3%로 3.3%p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청년층(30대 이하)은 73.7% → 71.6%(–2.1%p)로 감소폭이 가장 작았습니다.

연령대2014(%)2024(%)변화폭
30대 이하73.771.6-2.1
40대76.576.2-0.3
50대74.071.5-2.5
60대69.362.4-6.9
2014년과 2024년 연령대별 평균소비성향 비교 막대그래프. 고령층 소비 감소폭이 가장 큼
2014 vs 2024 연령대별 평균소비성향 변화 — 자료: 대한상공회의소

특히 청년층의 소비 구조를 세부적으로 보면 식비·주거비·교통비·통신비가 전체 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필수 지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줄일 수 있는 여지는 크지 않습니다. 결국 소비성향 하락이 곧 저축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3. 청년층의 소득·소비·저축 구조

통계청 자료를 보면 30대 이하 가구의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2014년 348만 원 → 2024년 347만 원으로 10년째 정체 상태입니다. 소비지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 실질소득은 감소했습니다.

연도가처분소득(만원)소비지출(만원)저축가능액(만원)
2014348.2256.791.5
2024346.8248.398.5
청년층 소득·소비·저축 비교(2014 vs 2024). 명목소득은 비슷하지만 실질 저축 여력은 감소했습니다.
2014 vs 2024 청년층 소득·소비·저축 비교 — 자료: 통계청

또한 청년층 지출 항목을 세부적으로 보면, 식비는 18.2% 증가했고 교통·통신비는 12~15% 상승했습니다. OTT·음악 스트리밍 등 구독경제 지출도 늘어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년 새 2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비문화가 자리잡으며 절약보다 체감 행복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4. 주거비와 부채: 청년 저축의 가장 큰 적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전국 주택 월세 비중은 62.2%로 2019년 41% 대비 50% 이상 증가했습니다.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청년층의 월평균 주거비 부담률(소득 대비 주거비 비중)은 35%에 달합니다. OECD 기준으로는 ‘주거비 과부담 세대’에 해당합니다.

여기에 20·30대 가계부채는 2019년 대비 2024년에 약 30% 증가했습니다. 신용대출·학자금대출·전세대출이 누적되어 월급의 상당 부분이 이자 상환으로 빠져나갑니다. 이자율이 높을수록 저축의 기회비용이 커져 “저축 대신 부채 상환”이 불가피합니다.

결과적으로 청년층은 ‘월급 통과형 세대’가 되었습니다.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대출이자와 월세, 보험료가 빠져나가며 통장 잔액이 0원에 수렴하는 구조입니다.

5. 소비문화와 심리적 요인

경제적 제약뿐 아니라 심리적 요인도 청년 저축률을 떨어뜨립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내 집 마련이 멀어지자 “어차피 못 사니 지금 행복하자”는 인식이 확산되었습니다. 이는 YOLO(You Only Live Once) 소비문화와 맞물리며 즉시소비 성향을 강화합니다.

간편결제·BNPL(후불결제) 서비스는 소비의 마찰비용을 줄여 충동구매를 늘렸고, 모바일 투자 플랫폼의 확산은 소액 투자를 쉽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고위험 자산으로 청년을 유입시키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단기 수익을 노린 투자 손실은 저축 의지를 약화시키며 다시 ‘빚으로 투자’하는 악순환을 낳습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저축률 하락은 단순한 방만함이 아니라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심리적 반응”이라고 분석합니다. 불안정한 고용, 낮은 임금, 높은 집값이 현재 행복을 중시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6. 청년의 저축은 미래에 대한 투자입니다

저축을 늘릴 수 있는 정책들

  • 청년도약계좌·ISA 청년형 등 비과세 저축상품 확대로 실질 금리 보전.
  • 청년 임대주택·월세 지원금 강화로 주거비 부담 완화.
  • 대학·직장 중심의 금융교육 제도화로 금융 리터러시 향상.
  • 공공임대 품질 개선과 청년 맞춤형 대출이자 인하 추진.

청년층 개개인이 실천할 과제

  • 자동이체 저축: 급여일에 10~15%를 저축 계좌로 자동 이체합니다.
  • 소비 가시화: 가계부·구독관리 앱으로 정기 점검하고 불필요한 결제를 해지합니다.
  • 중기 투자: 적립식 ETF·장기 펀드로 인플레이션을 상쇄합니다.
  • 비상금 계좌: 3~6개월치 생활비를 MMF나 예금으로 별도 보관합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스웨덴 13.6%, 독일 10.4%, 일본 6.8%, 한국은 약 5% 수준(2023년 기준)입니다. 공공 복지가 탄탄한 유럽과 달리 한국은 개인이 스스로 대비해야 할 리스크가 큽니다. 결국 청년층의 저축률 제고는 ‘개인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청년 저축률 회복은 곧 국가의 미래 경쟁력 회복입니다. 정부는 제도적 안전망을 구축하고, 청년은 스스로 재무 습관을 설계해야 합니다. 작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모으는 습관이 세대 전체의 금융 안정성을 지탱합니다.

DailyFinLab 분석: 청년층이 월 30만 원씩 10년간 연 4% 복리로 저축할 경우 4,400만 원을 모을 수 있습니다. 이는 평균 전세보증금의 15% 수준으로, ‘작은 습관의 차이’가 장기적 자산 격차를 만듭니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소비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미래의 불평등은 더욱 심화됩니다. 청년의 저축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사회적 투자이며, 다음 세대가 경제적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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